본문 바로가기
판정 및 판례

권고사직 거부 뒤 받은 ‘퇴사 승인서’, 왜 부당해고가 됐을까

by 루루맘 2026. 3. 22.
반응형

권고사직 거부 뒤 받은 ‘퇴사 승인서’, 왜 부당해고가 됐을까

안녕하세요, 루루맘입니다.

퇴사라고 적힌 문서를 받았다고 해서
정말 자진퇴사가 되는 걸까요?

현장에서는 의외로 이 부분에서 많이 갈립니다.
회사 쪽은 “해고가 아니라 퇴사 처리”라고 말하고,
근로자는 “아니, 나는 그만두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 왜 퇴사로 끝나느냐”고 묻습니다.

이번 사례는 바로 그 지점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권고사직을 권했지만 근로자는 이를 거부했고, 다음 날 “오늘 날짜로 퇴사하세요”라고 말하며 퇴사 처리 문서를 건넸습니다. 그런데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을 자진퇴사가 아니라 실질상 해고로 봤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제대로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근로자가 원직복직 대신 금전보상을 원한 점도 받아들였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보겠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문서 제목이 ‘퇴사’라고 적혀 있어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끝냈다면 해고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고로 평가된다면, 그다음부터는 결국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문제가 핵심이 됩니다.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분명하게 통지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해고의 정당성 이전에 절차 문제에서 먼저 막히게 됩니다.


이 사건은 어떻게 ‘퇴사’에서 ‘부당해고’가 되었나

사건 흐름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사용자는 일정 시점에 근로자에게 사직을 권유했고, 근로자는 권고사직을 거부했습니다. 그 다음 날 사용자는 “오늘 날짜로 퇴사하세요”라고 직접 말했고, 동시에 과거 3차례 퇴사 요구를 승인한다는 취지의 ‘퇴사 승인서’를 교부했습니다. 이후 고용보험 상실신고도 자진퇴사 형태로 처리했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회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고한 게 아니라, 원래 여러 번 퇴사하겠다고 했던 걸 승인한 것뿐이다.”

하지만 노동위원회는 그 형식보다 실제 종료 경위를 더 중요하게 봤습니다.
이미 전날 권고사직이 제안됐고, 근로자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사용자가 “오늘 날짜로 퇴사하세요”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이상, 이것을 근로자의 자유로운 사직으로 보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왜 해고의 존재가 인정됐을까

이 사건에서 첫 번째 쟁점은 “정말 해고가 있었느냐”였습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재직 중 여러 차례 퇴사 요청을 했고, 그 요청을 승인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노동위원회는 해고란 명칭이 아니라 근로자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라고 전제했습니다. 그리고 구두 사직을 이유로 근로관계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사용자가 그 종료 사유를 입증해야 한다는 법리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용자는 예전에도 근로자가 세 차례 퇴사를 요구했다고 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사용자의 진술 자체를 보더라도, 당시 일이 급해 급여를 올려주고 달래가며 계속 근무하게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즉, 설령 과거에 감정적으로 퇴사 이야기가 나왔더라도, 사용자가 그 시점에 사직 의사를 수용하지 않고 계속 근로관계를 이어갔다면 그 이전 의사표시는 그대로 살아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노동위원회는 결국 이렇게 봤습니다.
과거의 퇴사 이야기를 뒤늦게 끌어와 정리한 것이 아니라, 2024년 1월 12일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구두로 종료를 통보한 것이라고요. 바로 이 지점에서 해고의 존재가 인정됐습니다.


‘퇴사 승인서’는 왜 결정타가 되지 못했을까

이 사건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이 대목입니다.

사용자는 문서 이름도 ‘퇴사 승인서’로 만들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마치 근로자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했고, 회사는 그것을 승인한 것처럼 보이게 설계된 문서입니다. 실제로 문서 안에는 과거 여러 차례의 문제행동과 퇴사 요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동위원회는 그 문서를 실질적으로 다르게 봤습니다.
핵심은 그 문서가 전제하고 있는 사직 의사 자체가 유효하냐는 것이었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앞서 본 것처럼, 과거 퇴사 의사표시는 사용자가 거부하고 근로관계를 계속 이어간 이상 효력이 없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그 무효인 퇴직 의사표시를 승인한 형식의 ‘퇴사 승인서’ 역시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실무적으로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 문서 제목이 ‘사직서’, ‘퇴사 확인서’, ‘퇴사 승인서’라고 되어 있어도 그것만으로 법적 성질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누가 먼저 종료를 원했는지, 상대방이 실제로 동의했는지, 그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그 전후로 근로관계가 어떤 흐름으로 종료됐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 사건은 바로 그 점을 잘 보여줍니다.


결국 이 사건은 왜 부당해고가 되었을까

해고의 존재가 인정되면, 다음 단계는 해고의 정당성 판단입니다.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에서 해고사유의 실체를 길게 따지기 전에, 먼저 서면통지 문제를 봤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 그 서면통지가 있어야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용자가 “오늘 날짜로 퇴사하세요”라고 구두로 말했습니다.
설령 사용자가 교부한 ‘퇴사 승인서’를 서면으로 보더라도, 노동위원회는 그 문서만으로는 해고사유가 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 서면통지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됐고, 그 결과 이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됐습니다.

여기서 실무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회사들은 종종 “사유는 말로 설명했으니 됐다”거나 “문서 하나 줬으니 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고사유 서면통지는 근로자 입장에서 무엇 때문에, 언제 해고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제목만 퇴사 처리이고 내용은 과거 불만을 장황하게 적어놓은 형태라면, 실제 해고사유 통지로서 부족하다고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런 사례로 읽힙니다.


자진퇴사 처리나 고용보험 신고가 끝이 아닌 이유

현장에서 많이 나오는 오해가 있습니다.

“고용보험도 자진퇴사로 신고됐으면 끝난 것 아닌가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상실일을 1월 12일로 하고, 상실사유를 개인사정에 의한 자진퇴사로 신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노동위원회는 그 신고 형식보다 앞선 대화 내용과 종료 경위를 보고 해고를 인정했습니다.

즉, 사후 행정처리의 명칭이 곧바로 법적 평가를 고정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보험 신고, 내부 인사기록, 문서 제목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실제 종료 당시의 의사와 경위입니다. 이 지점을 놓치면, 근로자는 “이미 퇴사 처리됐으니 끝났다”고 오해하고 대응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 사건에서 놓치면 아쉬운 보조 포인트

5인 이상 사업장 판단도 같이 봐야 합니다

이 사건은 메인 쟁점이 ‘퇴사 처리냐 해고냐’이지만, 실무적으로는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상시근로자 수입니다.
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회사의 상시근로자 수를 산정했고, 그 결과 5.21명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전제가 되는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가 같이 정리됐습니다.

이 포인트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현장에서는 “우리 회사는 5인 미만이라 노동위 사건 자체가 안 된다”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판단은 느낌이나 사업주 말 한마디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산정기간, 가동일수, 연인원 자료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생각보다 5인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고 사건에서는 종료 경위뿐 아니라 상시근로자 수 산정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사례에서 뽑아볼 핵심 포인트 3줄 요약

첫째, 권고사직을 거부한 직후 사용자가 “오늘 날짜로 퇴사하세요”라고 말했다면, 문서 제목과 무관하게 해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둘째, 예전에 퇴사하겠다는 말이 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의사를 당시 실제로 수용했는지, 이후 근로관계를 계속 이어갔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셋째, 해고라면 결국 서면통지입니다.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근로자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절차상 하자만으로도 부당해고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

비슷한 상황이라면 아래 다섯 가지를 먼저 체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사직서를 실제로 썼는지입니다.
말다툼 중 나온 감정적 표현과 정식 사직 의사표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둘째, 회사가 먼저 권고사직이나 퇴사를 권했는지입니다.
이 흐름이 있다면 이후의 ‘퇴사 처리’는 더 엄격하게 봐야 합니다.

셋째, “오늘부터 나오지 말라”, “오늘부로 퇴사”, “정리하자” 같은 말이 있었는지입니다.
이런 표현은 해고의 존재를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적은 서면을 실제로 받았는지입니다.
단순한 퇴사 문서나 모호한 통보문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 우리 사업장이 정말 5인 미만인지입니다.
이 부분은 감으로 판단하지 말고, 임금대장·출근기록·4대보험 자료까지 보고 따져야 합니다.


마무리

이 사건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퇴사라는 말로 포장됐다고 해서, 모두 자진퇴사는 아닙니다.
근로자가 권고사직을 거부했는데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했다면, 노동위원회는 문서 제목보다 실질을 먼저 봅니다. 그리고 해고로 평가되는 순간, 결국 마지막 승부처는 서면통지의 적법성이 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건
“회사에서 퇴사 처리했다고 하니 끝난 줄 알았다”는 오해입니다.

퇴사 문서를 받았더라도,
그날의 대화와 전후 흐름을 다시 한번 차분히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회사에서 “해고가 아니라 퇴사 처리”라고 말했는데
실제로는 일방적으로 내보낸 상황,
현장에서는 얼마나 자주 벌어진다고 보시나요?

비슷한 쟁점을 따져보고 싶은 사례가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