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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및 판례

수습 3개월 후 "계약만료"로 끝났다면 — 시용근로관계와 본채용 거부의 법적 구조

by 루루맘 2026.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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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3개월 후 "계약만료"로 끝났다면 — 시용근로관계와 본채용 거부의 법적 구조

안녕하세요, 루루맘입니다.

수습 기간이 끝난 뒤 갑작스럽게 계약 종료를 통보받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보면, 회사 쪽에서 "기간제 계약 만료니까 그냥 끝나는 거"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근로자도 처음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고요.

그런데 이 부분을 간과해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3개월짜리 계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기간제 근로계약인 건 아닙니다. 계약서와 취업규칙, 실제 채용 운영 방식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엔 본채용 거부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판정된 실제 사안을 바탕으로, 시용근로관계가 무엇인지, 기간제와 어떻게 구별하는지, 그리고 본채용 거부 시 사용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절차가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1. 시용근로관계란 무엇인가

시용근로계약은 근로자를 기업에 최종적으로 편입하기 전에, 일정 기간 동안 업무 능력·적성·인품 등을 관찰·평가하기 위해 체결하는 근로계약입니다. 법원은 이를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 즉 본채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향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은 계약으로 봅니다.

단순한 기간제 근로계약과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 기간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계약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됩니다. 별도의 해고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 시용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해약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해고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름이 "수습" "계약직" "인턴" 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기간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계약의 실질적인 내용이 무엇이냐가 핵심입니다.


2. 기간제와 시용근로관계, 어떻게 구별하나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시용근로관계 여부를 판단할 때 들여다보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근로계약서에 "본채용 여부를 평가하여 결정한다"는 조항이 있는가

단순히 계약기간이 3개월이라고 적혀 있는 것만으로는 기간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계약기간 중 직무 수행 능력과 조직 적응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본 채용 여부를 판단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이는 시용의 성격을 나타냅니다.

② 취업규칙에 수습기간 및 본채용 거부 규정이 있는가

취업규칙에 "신규 채용된 자에게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둘 수 있고,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 사용자가 사내에서 시용제도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③ 사용자가 실제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시용근로자처럼 인사관리를 했는가

수습인력 평가 기준을 별도로 마련했거나, 내부 그룹웨어에 정규직으로 분류해 인사관리를 했다면, 회사 스스로 시용근로자로 전제하고 운영했다는 뜻이 됩니다.

④ 채용 당시 "수습 후 정규직"임을 근로자에게 명확히 안내했는가

채용 과정에서 담당 임원이 "3개월 수습 후 정규직 전환"임을 구두로 확인해줬다면, 당사자 간 진정한 의사가 기간제가 아닌 시용계약이었음을 뒷받침합니다.

이 네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확인된 경우, 근로계약서에 "3개월 기간제"라고 적혀 있더라도 시용근로관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실제 사안 분석 — 어떻게 시용근로관계로 인정됐나

이번에 살펴볼 사안은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입사한 기술본부 팀장(수석 직급)의 사례입니다. 근로계약서상 계약기간은 3개월로 기재되어 있었지만, 노동위원회는 이를 시용근로관계로 판단했습니다.

인정 근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근로계약서 제9조에 "계약기간 중 직무 수행 능력과 조직 적응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본 채용 여부를 판단한다"고 명시
  • 취업규칙 제8조에 3개월 수습기간 규정 및 본채용 거부 조항 존재
  • 회사가 수습인력 평가 기준을 별도 마련하고, 내부 그룹웨어에 해당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분류해 관리
  • 채용 당시 담당 이사가 "3개월 형식적 수습 후 정규직"임을 통화로 확인해줌

회사 측은 "기간제 계약만료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위 사정을 종합하면 당사자 간 진정한 의사는 정규직 채용을 위한 시용기간 설정이었다고 판단된 것입니다.


4. 본채용 거부 = 해고 — 서면통지 의무가 핵심이다

시용근로관계로 인정되면, 본채용 거부는 단순한 계약 종료가 아니라 실질적인 해고로 취급됩니다.

이 경우 사용자에게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서면통지 의무가 발생합니다.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에 명시해야 하며, 근로자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기재가 필요합니다.

시용근로관계에서 본채용을 거부할 때는 일반 해고보다 넓은 재량이 인정됩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요구되고, 서면통지 의무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번 사안에서 회사가 한 것은 "퇴직 및 최종정산 안내" 메일 발송이 전부였습니다. 수습 계약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이었고, 본채용을 거부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유는 전혀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노동위원회는 이 점을 근거로, 평가 결과 점수가 기준에 미달했다는 사실과 무관하게, 서면통지 의무 위반만으로 부당한 해고라고 판정했습니다.


5. 평가 결과가 나빠도 부당해고가 될 수 있다

이 사안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회사 측이 근로자에 대한 부정적 평가 자료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출했다는 점입니다. 전문성·리더십·조직 적응력 전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고, 여러 업무상 문제 사례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그럼에도 부당해고로 인정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설령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더라도, 그 사유를 서면으로 근로자에게 통지하지 않으면 절차상 하자가 발생하고, 이것만으로도 해고는 효력을 잃습니다.

서면통지 의무는 단순한 행정적 형식이 아닙니다. 근로자가 해고 사유를 파악해 불복할 기회를 보장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해고 결정을 신중하게 내리도록 하는 실질적 장치입니다. 법원과 노동위원회가 이 의무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6. 시용근로자·사용자 모두를 위한 실무 체크리스트

근로자 측

  • 근로계약서에 "본채용 여부 평가" 조항이 있는지 확인
  • 채용 당시 정규직 전환을 구두로 안내받았다면 해당 내용 기록·보관
  • 계약 종료 통보 시 서면 여부와 사유 명시 여부 확인
  • 서면 미통지 또는 사유 불명확 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검토

사용자 측

  • 수습/시용 제도 운영 시 근로계약서·취업규칙에 시용 목적 명확히 기재
  • 평가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공개하고, 근로자에게 고지
  • 본채용 거부 결정 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거부 사유를 서면에 기재하여 통지
  • "계약만료 안내" 메일이나 구두 통보만으로는 서면통지 요건 충족 불가

마무리

수습 계약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고용 종료는,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 법적으로 해고로 취급됩니다. 근로계약서에 기간이 적혀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용근로관계 여부와 서면통지 이행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이고, 이 두 가지를 놓치면 사유가 충분해도 부당해고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시용·수습 계약의 구체적인 구조와 채용내정 취소 문제까지 함께 정리한 글도 있으니,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세요. → 채용내정 취소와 시용 본채용 거부, '해고'로 보나? — 해약권 유보 근로계약의 핵심 기준 + 실무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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