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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및 판례

징계사유가 인정됐는데도 부당정직이 된 이유 — 징계양정 과도 판정 실무 분석

by 루루맘 2026.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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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사유가 인정됐는데도 부당정직이 된 이유 — 징계양정 과도 판정 실무 분석

안녕하세요, 루루맘입니다.

징계를 받은 근로자들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면, 보통 이런 생각을 하고 옵니다.

"저는 아무 잘못도 안 했어요. 징계사유 자체가 없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 주장이 100%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징계사유 중 일부는 인정되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징계사유가 인정됐다고 해서 징계가 반드시 정당한 건 아닙니다.

이번에 분석할 판정서는 바로 그 지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징계사유 일부 인정, 절차 적법, 그럼에도 부당정직 인정. 왜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요?


이 사건, 어떤 내용인가

공동주택 관리업체에서 시설과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가 정직 7일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징계 통보를 받은 날은 2024년 10월 18일, 그로부터 사흘 뒤인 10월 21일부터 정직이 시작됐습니다.

회사가 제시한 징계사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관리실장과 다툼을 야기하고 폭력적인 언어(욕설)를 사용했다는 것. 둘째, 시설 보수 관련 견적서를 불필요하게 분할해서 받고, 이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으나 경위서 제출을 거부했다는 것. 셋째, 전기요금 부과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일부 세대에 전기료가 0원으로 고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근로자는 이 세 가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어떻게 봤을까요.


쟁점 ① 욕설 — 인정됐지만, 조건이 붙었다

실무에서 욕설·폭언 징계는 '누가 먼저냐'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한쪽 이야기만 담긴 진술서로는 판단이 불완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위원회는 관리실장, 경리팀장, 전 서무주임이 제출한 진술서를 검토했습니다. 이 진술서들에는 근로자가 욕설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반면 근로자 측은 전 관리소장의 증언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증언서를 보면, 당시 상황에서 관리실장 역시 근로자에게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노동위원회는 두 가지를 모두 고려했습니다. 근로자가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다툼이 상호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고, 관리실장 역시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함께 달았습니다.

징계사유로는 인정됐지만, 양정 판단에서 이 부분이 다시 고려되는 구조입니다. 이 점이 나중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쟁점 ② 견적 분할 + 경위서 거부 — 인정되지 않았다

이 부분이 이 판정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회사는 근로자가 동일한 업체에 여러 번 수리를 맡기면서 견적서를 일자별로 각각 받은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통상적으로는 한 건의 견적서를 받는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소명하라며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는데 근로자가 이를 거부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심문 과정에서 회사 스스로 중요한 사실을 인정합니다. 견적 분할을 금지하는 내부 규정이나 업무처리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통상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문제를 삼은 것이지, 명시적 규정 위반이 아니었습니다.

경위서 거부에 대해서도 노동위원회는 근로자 입장을 고려했습니다. 근로자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게 "어떤 내용에 대해 경위서를 써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카카오톡으로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제출을 거부했다고 해서 곧바로 징계사유로 삼기 어렵다는 것이 노동위원회의 판단이었습니다.

결론: 이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쟁점 ③ 전기요금 부과 과실 — 인정됐지만 경위가 있다

근로자는 2024년 8월까지 전기검침 업무를 했다가 9월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검침수당은 과장 이상 관리직 3명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의결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당을 받지 않으니 업무도 제외된 것으로 이해한 겁니다.

노동위원회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검침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업무에서 제외된 것은 다른 문제라는 거였습니다. 업무분장표에는 여전히 '전기 검침자료 컴퓨터 입력 및 공동전기요금 산출'이 근로자의 월간업무로 남아 있었습니다. 별도 인수인계 없이 임의로 업무를 중단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단, 이 과실이 어느 정도 수위인지는 양정 단계에서 따져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핵심 쟁점: 징계양정이 왜 과도한가

징계양정에서 '재량권 남용'은 법원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다만 그 문턱이 높아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야 위법으로 봅니다. 이 사건은 그 기준을 넘었습니다.

징계권자에게는 어떤 처분을 할지 재량이 있습니다. 그 재량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경우에 한해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이 사건에서 노동위원회가 정직 7일이 양정 과도라고 본 근거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세 가지 사유 중 견적 분할·경위서 거부는 탈락했습니다. 나머지 두 가지만으로 동일한 수위의 징계를 내렸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욕설 징계사유는 쌍방 갈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관리실장도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근로자 일방에게만 중한 징계를 부과하는 것은 비례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셋째, 근로계약 만료 20일 전이라는 타이밍입니다. 견적 분할에 관한 합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계약 만료 직전에 무거운 징계가 다소 무리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봤습니다.

넷째, 해당 회사 취업규칙상 징계는 경고-견책-감급-정직-해고 순서입니다. 정직은 해고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입니다. 이 사건 비위행위가 경고·견책·감급을 건너뛰고 곧바로 정직을 선택할 만큼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회사에서 최근 3년간 다른 징계 사례가 없었다는 점, 이번 징계가 입주자대표회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전례 없는 방식이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습니다.


징계절차는 적법했다

이 사건에서 절차 자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회사는 징계위원회 개최를 사전에 통보했고, 근로자는 출석해서 소명했습니다. 취업규칙에 따른 절차를 준수했고, 근로자도 절차상 하자를 따로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이 사건을 흥미롭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절차도 맞고, 사유도 일부 인정됐는데 부당징계입니다. 징계에서 절차와 사유를 다 갖추고도 양정에서 무너지는 케이스입니다.


이 판정이 실무에서 의미하는 것

징계를 다루다 보면, 사용자 측 인사담당자가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잘못한 게 분명한데 왜 부당징계예요?"

이 질문에 이 판정이 답을 줍니다. 잘못이 있어도 그 잘못에 비례하는 징계를 내려야 합니다.

실무에서 제가 자주 보는 패턴 중 하나는, 여러 사유를 묶어서 무거운 징계를 정당화하려다가 그 사유 중 일부가 탈락하면서 전체 양정이 흔들리는 경우입니다. 이 사건도 그렇습니다. 세 가지 사유 중 하나가 빠지자 나머지로 정직 7일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징계사유를 많이 쌓는다고 유리하지 않습니다. 하나라도 약한 사유가 들어가면, 그것이 전체 양정 판단을 흔드는 근거가 됩니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경위서 제출 요구를 받았을 때,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서면으로 문의한 것이 이 사건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거부한 것이 아니라 답변을 기다린 상태였다는 사실이 경위서 거부를 징계사유에서 탈락시키는 데 결정적이었습니다.

징계양정 판단 기준 전반에 대한 더 깊은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징계양정 완전정리 | 징계 수위 결정 기준,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까지


이 사건 징계사유별 판단 요약

     
징계사유 인정 여부 핵심 이유
관리실장과 욕설·다툼 ✅ 인정 복수 진술서로 부적절한 언어 사용 인정, 단 쌍방 갈등 가능성 존재
견적 분할 + 경위서 거부 ❌ 불인정 분할 금지 규정 없음, 경위서 내용 질문에 무응답 상태에서 거부
전기요금 부과 과실 ✅ 인정 수당 제외 ≠ 업무 제외, 인수인계 없이 임의 중단
정직 7일 징계양정 과도 사유 일부 탈락 + 쌍방 갈등 + 비례성 미충족 + 초징계

정리하며

징계는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정당합니다. 사유, 절차, 양정.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부당징계가 됩니다.

이 사건은 절차는 완벽했습니다. 사유도 일부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양정이 무너졌습니다. 징계위원회를 열고, 소명 기회를 주고, 서면 통보까지 다 했어도 — 징계 수위가 비위행위에 비례하지 않으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징계를 고민하는 인사담당자라면, 사유를 많이 쌓는 것보다 인정 가능한 사유만으로 어느 수위까지 정당화되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징계사유 판단 기준이 궁금하다면: ▶ 징계사유 총정리 | 어떤 행위가 징계해고 사유가 되나, 판례 기준 완전 정리

절차 측면이 궁금하다면: ▶ 징계절차 완전정리 | 소명기회·징계위원회·서면통지, 절차 빠뜨리면 무효


이 글은 공인노무사가 작성했습니다. 루루맘은 공인노무사 자격 보유자가 운영합니다. ▶ 루루맘 소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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